▲ 사진/ 강시연 시인
갈대의 무덤
강시연
한때, 갈대숲에는
쌀 씻는 소리가 들렸다
강가 습지, 풍장하는 갈대는
듬성듬성 꺼져 흙빛 되어가고
혼 나간 몇몇은 습관처럼
동쪽을 향해 휘청인다
다리 밑에서 주워 온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선대의 뼈 위에 집을 짓고 살아갔다
어미는 아이의 집이듯
강둑길
자전거 페달에 끌려가는 사람
절뚝이며 걷는 사람 모두
한 점 한 점 점점이 흩어진다
유채꽃이 노랑 물감 엎지른 둑 아래
어미 머리에 파란 싹 뚫고 나와
제 키를 늘리고 있다
숱이 휑한 갈대숲
새숱이 차오르면
저녁 짓는 연기가 피어 오른다
약력/
시와달빛 문학회 회원
시와글벗 문학회 회원
모던포엠 제26회 추천작품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