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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안내] 하응백 평론가 첫 소설집 「남중南中」
 
이미루 기자   기사입력  2021/05/07 [02:46]

- 3편의 연작 소설, 가족사에 관한 진솔한 고백

- 개인사를 통한 동시대의 아픈 사회상 투영

- 깔끔한 문체·단순한 묘사와 구성, 여백의 울림

-‘휴먼 앤 북스’ 출판사 刊, 입소문 타며 역주행

 

▲     © 이미루 기자

 

최근 소셜 미디어 등에서 독자들에게 회자 되고 있는 소설집이 있다. 2019년 10월에 출간된 하응백 평론가의 첫 소설집 「남중南中」(Human & Books 출판사)이 바로 그것이다.

 

소설은 세편의 연작으로 되어있다. ‘김벽선(金璧善) 여사 한평생’, ‘하영감의 신나는 한평생’, ‘남중(南中)’ 의 각 단편은 유기적이지만 각기 다른 인물을 중심에 담고 있다. 각 편의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소설 속 주인공은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하응백 자신이다.

 

자서自敍에서 작가가 “이 연작 소설은 소설이기도 하고 소설이 아니기도 하다”고 고백하였듯이 자전적 이야기는 지독하게 솔직하지만 냉정하고 객관적이다. 화려하거나 과장된 문체 없이 수수하고 친근하게 쓰여져 덤덤하게 읽히다가 어느 순간 독자들의 감정을 울컥하게 끌어 올린다.

 

성석제 소설가는 발문에서 “진정한 작가라면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자신의 천성이 피부를 뚫고 나올 때 그것을 가감 없이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그 과정마저 자세히 관찰해 글로 남기는 법이다”, “소설은 공감의 언어로 되어있다. (중략) 공감은 감동과 공명을 불러온다. 그 설득력은 논리로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할 수 없이 크다. 또한 따뜻한 생기가 있고, 생명력이 오래간다.”며 격동의 근현대사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내야 했던 개인들의 아픔에 대한 솔직한 자기 고백이 독자들에게 감동과 울림을 주고 있음을 시사하여 주었다.

 

법적으로 어머니의 친자가 아닌 양자여야만 했던 하 작가는 김벽선 여사의 억울한 한평생을 ‘혼인신고’라는 법적 사건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했으며 이와 대비되는 아버지의 자기 멋대로의 즐거운 한평생을 격양된 감정없이 담담하게 묘사했다. 그 모든 이야기의 이면에는 하 작가의 억울한 한평생이 들어 있었는데도 말이다.

 

또한, 소설은 자신의 법대로 마음껏 살다간 아버지와는 달리 세상의 법에 소명해야 했던 어머니와 아들의 삶이 겹치며 근현대사 파란의 역사 속 인생들을 반추하게 만들어 작고 억울한 삶들에 대한 독자들의 연민과 격려를 이끌어 낸다.

 

작가는 마지막 편 ‘남중’에서 군대 야외 화장실에서 남중현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남중은 태양과 지구와 내가 일직선상에 놓이는 절대적인 순간이며 삶의 순간적 황홀을 의미한다. 그는 남중의 체험을 말하다가 돌연 황순원과 이광수를 소환하고 박정만과 카프의 멤버였던 김남천을 끄집어낸다. 그리고 자신이 ‘블랙리스트 사건’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여 겪은 일을 구체적으로 서술한다. 작가는 다른 사람들을 데려와 어두웠던 근현대사와 이데올로기와 폭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들을 통해 자신이 격어온 삶을 이야기한다.

 

소설 「남중南中」은 시의 기법처럼 여러 사건을 디테일하게 다루지 않아 짧게 느껴지지만 무수한 이야기를 행간에 배치시켰다. 다른사람의 이야기 속에 자기의 이야기를 무언의 배경으로 깔아 놓은 여백의 미는 독자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려움 속에서도 비폭력적이며 정의롭고 게다가 서정적 감성이 충만한 자신을 바라보며 작가는 어쩌면 지금껏 황홀한 남중을 여러 번 경험했을 것 같다.

 

▲     © 이미루 기자

 

하응백 작가는 평론가이자 출판사 대표이다. 1961년 대구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였으며 <김남천문학연구>로 同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1 ‘서울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으로 당선되어 평론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다수의 저서가 있다.

 

「남중南中」 / 하응백 연작소설 / Human & Books, 2019 / p.174 / ISBN 9788960787094 /12,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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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07 [02:46]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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