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강시연 시인>
두루마리
강시연
아침이 창으로 기웃기웃 넘어오면
어김없이 시간을 잘라먹으러
시간 위를 달립니다
어느새
빌딩 사이로 무심히 와 있는 어스름,
바람 빠진 풍선처럼 쓰러지고
다시 아침이 오고
하얗게 말려 있던 살점이 툭 툭
사라지면 커다랗게 텅 빈 구멍이
빈 소리만 요란합니다
사라지는 시간 속에 젊음도
묻어가고
해가 뜨고 달이 뜨고......
다시 새 화장지를 꺼내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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