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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이시유 시인, 첫 시집 『죽은 새를 먹다』 출간
 
이미루 기자   기사입력  2021/01/03 [17:52]

- 2014년 심훈문학상 수상 후 6년만의 첫 시집

- 작가의 재기발랄함, 낯선 언어, 내면의 탐색 돋보여

- 이외수 소설가의 가장 최근의 문하생

 

▲     © 이미루 기자

 

2014년 '심훈문학상' 시부문에 당선되어 문학계에 이름을 알린 이시유 시인이 6년간의 침묵을 깨고 첫 시집 『죽은 새를 먹다』(달아실시선 36)를 출간하였다.

 

이시유 시인은 이외수 소설가의 가장 최근의 문하생으로 2년간 ‘이외수문학관’이 있는 화천의 ‘이외수집필실’ 상주작가로 활동하고 있었다. 하얀 얼굴과 가녀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기의 내면에 웅크리고 있던 여러 모습들을 생경하고 독특한 언어로 고백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에서 이시인은 외계인, 그것도 소년이라고 소개 되었다.

“지구라는 별을 방문한 외계인을 우리는 몇 명 알고 있다. 어린 왕자가 대표적이고, 외모와 달리 귀여웠던 이티(ET)가 있고, 우리의 영웅 슈퍼맨도 있다. 어쩌면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는 또 한 명의 외계 소년을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시적 화자로 등장하고 있는 소년은 아직 자신이 외계인인 줄 모른다. (중략) 외계인이기 때문에 느낄 수밖에 없는 이질감. 그것을 통해 우리는 미처 우리가 모르고 있던 우리 내부의 어떤 세계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또한 차마 발설할 수 없는 은밀한 감정들까지도 시적 화자는 거침없이 내뱉을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대리 만족을 하거나 대리 체험을 할 수도 있다.”(출판사 서평, 교보문고)

 

시집 2부의 첫 시 ‘소년’에서 시인은 “당신 안에도 작은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순수하고 투명하여 후, 불면 차라리 토옥 토옥 나팔꽃 피어날 것 같은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삶의 구도를 깨치기 전 또르륵 또르륵 맑은 눈동자로 세계를 바라보며 바람 속을 거닐던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노리개나 슬픔, 절망이나 독사, 하이힐과 극약 그런 것 아니라 다만 토옥 토옥 나팔꽃을 머금고 있는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세계를 사랑하는 소년이 있냐고··· 묻고 싶었다.”( ‘소년’ 전문) 라며 내면의 다른 그림자인 아니무스(animus)를 꺼내어 놓았다.

 

김명기 시인은 “이시유의 시는 전통적 서정과 서사에서 많이 벗어나있다. 익숙한 시의 전개는 아니다. 시의 낯설기도 새로운 말은 아니다. (중략) 시를 어떻게 쓰든 이미지와 의미는 소통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시유 시인의 시는 새롭지만 아주 멀리 달아나는 것은 아니다. 뒤돌아보며 독자가 자기를 따라 올 수 있는지 가늠하며 자신만의 문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울진 투데이)

 

이시인은 기존의 시들과는 다르게 다소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표현들과 의성어와 의태어, 한자들을 시어로 잘 버무려 시적상상과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문학평론가인 박성현 시인은 해설에서 “이시유 시인의 문장은 기존의 시문법과는 다르다. 언어의 운용도, 상상력의 폭과 넓이도 기존의 정치한 문장과는 사뭇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은 차이일 뿐 시집의 경중은 아니다.”라고 논했다.

 

▲  왼쪽 부터 ) 배우 이재용, 이외수 작가, 가수 김철민, 이시유 시인  , 독점사진제공- 이시유 시인    ©이미루 기자

 

표4글에서 최돈선 시인은 “당돌한 언어를 구사하여 특이한 시의 구도를 짠다는 일은 쉽지 않다. 거기엔 삶을 응시하는 통찰의 힘이 요구된다. 이시유 시인이 시 원고를 출판사에 보냈을 때, 편집자는 이 시인이 지닌 어떤 당돌함에 주목했다고 한다. 그것은 색다름이고, 생경한 시어가 지닌, 낯선 불편함일 수도 있다. (중략 ) 어쩌면 이 시인의 유치함조차도 가을 서릿발처럼 빛나게 될 것이 아닌가. (중략) 그가 마지막으로 택한 문하생 이시유 시인. 이 시집으로 이외수 작가의 영혼이 반짝, 맑은 눈을 틔웠으면 좋겠다.”고 했다.

  

시인의 말에서  “볼 수 없는 것 (영혼)에 기어이 문자를 입혀 나는 그대의 앞까지 오고 말았다. (중략) 인간의 생이란 늘 그렇게 妙함 투성이// 그러나 그 모순을 사랑한다.// 어긋난 박자는 춤이 된다.”라고  소회를 밝힌  시인은 스무 살 때 농장에서 받아온 계란을 먹으려고 알을 깨었을때 그 안에 털도 없이 맨몸으로 죽어있는 병아리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병아리를 살려보려고 애썼지만 살려내지 못한 후 생명체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그것을 시로 썼다고 한다. 그 시가 첫 시집의 제목이 되었으니 죽은 병아리가 이시인에 의해 마치 환생한 것도 같다. 병아리의 깃털과 날개가 돋듯 시집도 자꾸 돋아나 독자들에게 훨훨 날아가서 위안과 기쁨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이시유 시인이 다음에는 어떤 상상력과 당돌한 문장들과 ‘어긋난 박자’를 들고 와 독자들의 감성을 혼란스럽고 즐겁게 해줄지 2집이 기다려진다.

 

▲     ©이미루 기자

 


 

죽은 새를 먹다

 

죽은 새를 먹었다 일그러져 있었다 너의 날개는 어디 있니 네가 날았던 하늘은··· 어디 있니 수저로 그의 백골 찌르며 일어나 일어나 그를 두드렸지만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비상하는 것만이 생 아니요 네게 먹혀 살이 되는 것도 비상하는 방식이나니··· 끝끝내 그는 어떤 미동도 허락하지 않았다 긴 긴 속눈썹 눈을 감은 채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들리지 않아도 들리는 그의 노래 나를 흔들고 있었다 죽은 그가 산 나를··· 흔들고 있었다 접시 속 그··· 날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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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03 [17:52]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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