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와 함께 세상을 사는 지혜 담아
- 글 정신의 양식, 그림 육신의 양식을 의미
- 쉽게 쓰여 진 잠언서, 일용할 영육의 양식서
이외수 작가와 정태련 화백의 신작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해냄)>가 출간되었다. ‘한 문장으로 버티는 하루’라는 소제목을 가진 이 책에는 40년간의 작가 생활을 통해 깨달은 삶의 지혜가 담겨져 있다.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로 이 작가는 글로 정신의 양식을 담당했고 정 화백은 육신의 양식을 담당하여 식재료들을 소재로 세밀화 작업을 했다.
‘내 소설을 읽으면서 힘겨웠던 시절을 극복하셨다는 독자를 만나면 와락 끌어안고 울고 싶어진다.’라는 작가는 생존경쟁 속에서 생활하는 현대인들의 고단함과 상처, 외로움들에게 손을 잡아주며 등을 토닥거려주고 위로한다. 본문에서 작가는 ‘정글의 법칙’으로 살고 있는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닐지도 모른다’며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한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든, 어떤 교양과 인격을 갖추었든, 당신에게는 반드시 적이 생길 것이다. (중략)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 한다. 복장이 터질 지경이 오더라도 그러려니 하라.’ 때로는 형식과 제도에 매여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지 말라는 의미에서 ‘군자 소리 들을 필요 없다’라며 직언한다. 체화되지 않을 글에 반응하지 않는 독자들에게 그의 책은 더욱 감동으로 다가온다.
수필형식의 이 책에는 고통을 대하는 법,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 자유롭게 사는 자세, 하루하루를 보내는 지혜, 문학과 예술에 대한 고견 등이 담겼다. 특히 지렁이조차도 스승으로 여기는 남다른 혜안과 겸손을 갖춘 작가는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최고의 덕목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도 있지만, 이 세상이 정상적이지만은 않으므로 나를 괴롭히는 사람은 과감히 끊어낼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는 일 어려울 거 없다고 말들은 쉽게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사는 일인 줄 불면으로 꽃피워 본 목숨들은 다 알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쉬운 문장들로 하여금 독자들의 가슴을 찌르며 깨달게 한다는 점이다. 무조건 참으라고 하지도 않는다.
그 밖에 ‘삶의 목표를 언제나 가슴에 품고 있어야 한다.’ ‘낙천적으로 공존하는 것만이 인간다운 길이다.’ ‘영혼의 허기를 제대로 달래야한다’ 등의 조언과 세상에 대한 분노, 자기반성을 서슴지 않는 작가는 ‘세상이 우라지게 혐오스럽고 지겹기는 하지만 결코 사랑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말로 세상을 영원히 사랑할 것을 고백했다.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와 함께한 이외수 작가의 한마디 한마디는 살아내야만 하는 우리들 삶의 여정들에게 용기를 주는 아름다운 지침서이다.
<불현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이외수 지음 / 정태련 그림 / 해냄출판사 / 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