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추연우
아직 대중에게 낯선 얼굴, 추연우의 자기소개는 이러하다. "재밌는 글을 쓰고 싶어. 비공개 블로그에 글을 끄적이는 창작가이자, 간헐적 요식계 아르바이트생입니다." 명랑하고 당찬 그의 자그마한 체구에 실린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추연우는 창작극을 쓰는 작가이자 게릴라 전을 펼치듯 연극 무대에 오르는 연극인이다. 그는 극단 '지금 아카이브' 코미디캠프 9인 중 1인으로서 열연을 펼치며 연극계와 관객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1인극 '쌤'이 간략 줄거리는 이러하다. 10년만에 간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인 척 하기란 쉽지 않다.예술 교육을 '글로 배운 나'와 '인생은 실천이다'를 외치는 학생들 사이에 겪는 갈등과 헤프닝. 매 순간 순간이 고비. 결국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자신이 배운 모든 것을 알려주려 한다. 그러나...
추연우의 1인극 공연 내내 객석 곳곳에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다양한 연령대 관객의 공감 어린 끄덕임과 함께 그의 열띤 호흡과 교감하는 소극장 안은 마그마 그 자체였다.
고착화된 시선을 뒤집는 반전의 묘미와 패러독스 깊숙이 도사리는 코디미적 요소를 해석하는 심층은 사뭇 진지하다. 애초에 추연우가 노림수를 둔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의식의 전환과 현 사회에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하며 접근해 볼 가치가 있는 작품이란 의미가 된다.
빤한 삶의 정석을 두고 가치매김하는 사회 구조에서 자라나는 학생과 이제 막 선생님이 된 만남의 무대는 곧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교육 현실이라는 현장이다. 유쾌함에 범벅된 조소, 추연우 라는 젊고 재능 풍부한 연극인이 던지는 메시지는 공연이 끝난 후에도 잊히지 않는다. "인간은 모두 실패하고, 실패를 통해 불완전한 인간이 되는 것이다" 왜 "완전"이 아닌 '불완전'일까, 추연우의 심상이 깊이를 가늠하기 충분하다.
극단 '지금 아카이브'는 2018년부터 2022년 올해로 4년 째 관객과의 소통을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꾸준한 활동을 할 것으로 약속하는 추연우의 도약을 지켜볼 관객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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