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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시> 박용진 시인 '파랑을 건너온 파란'
[전남방송.com=오현주 기자]
 
오현주 기자   기사입력  2021/06/14 [10:59]
▲     © 전남방송

사진/ 박용진 시인

 

파랑을 건너온 파란

 

              박용진

 

 

 

깨진 알이 엎드려 있다

 

가볍게 실시간 검색어로 오르기 전 등 떠밀려 생판 몰랐을 곳에

 

물가에서 발목을 휘감는 게 차라리 수초였다면

 

#시리아 쿠르디

한 번 더 

#엘살바도르 발레리아

 

넋 나간 쓰레기 꼴과 넘치는 물이 싫어져 피 한 방울을 떨어뜨린다

 

세계는 언제나 수장되기 바빴지 그림자 같은 전운으로 끝이었다면

 

머무를 이유를 부여받고 오디세이아를 부를 날은 올 수 있을까

 

>

난민 통제는 계속이고 기억은 계속 찔러 올 거고

 

어디 닿을지 모르는 아이들은

 

 

베텔기우스가 폭발하더라도

 

                   박용진

 

 

 

힘을 주며 걷는 게 우선이었지

 

오리온성좌에서 지상으로 내려온 별의 잔해를 찾으면서 여길 빨리 지나치고 싶어

 

터질 별에 대해 떠든 건 맞지만 하루 종일이 멈춘 골목에서 빛을 갉아 먹고 주저앉히는 어둠은 어느 만큼일까

 

질퍽한 습기가 밑창에 스며 종일 부은 발은 식지 않고

 

눈물에도 속물이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다

 

열두 살 이하 삼분의 이는 후천 면역 결핍이랬지 그중 60퍼센트의 면역을 기대하지만

 

카마티푸라*의 아이들은 여전히 아이를 낳고 깔깔거리겠지

 

어떤 값을 대입하며 다른 결과의 드레이크 방정식이 된 나는 골목의 무엇인가

 

>

끓는점이 낮은 표정이 떨어진다

 

부서진 별로 밝아질 하늘 한번 흘깃거린다

 

 

*카마티푸라: 인도 사창가.

 

 

 

박용진 / 경북 안동 출생

         2018년 불교문예 등단

         시집<파란 꽃이 피었습니다> 출간

 

 

 

시인의 말

       - 아이라는 종족을 비로소 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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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6/14 [10:59]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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