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에 관심 있는 적잖은 분들이, 요즘 아이들의 인성이 염려된다며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하신다.
이번 설날에도 여러 인사들이 내게 문자와 전화로 덕담을 전하다가 예외 없이 인성교육을 강조하셨다. 서로 강조하시는 내용은 달랐지만, 먼저 사람이 되어야(된 사람), 지식교육이 의미가 있고(든 사람), 그 후에 리더로 설 수(난 사람) 있다는 것이다. 옳으신 말씀이다.
대부분 사람들이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비롯한 총론에는 공감하면서도 그 내용과 방법 등 각론에 와서는 생각들이 다른 것이 인성교육이다. 어떤 분들은 오늘날 청소년들의 인성이 문제가 있는 것은 기성세대들이 솔선수범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비판을 한다. 어쩌면 아이들은 요즘 언론에 노출된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의 불건전한 행태에 대해 말 못할 스트레스를 어떤 방식으로든 표출한 것인지도 모른다. 즉 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배우듯, 청소년들도 기성세대들의 뒷모습을 보고 배우고 닮는다.
인성이란 사람의 성품으로 각 개인이 가지고 있는 사고와 태도 및 행동특성을 말한다.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며 타인, 공동체, 자연과 더불어 사는데 필요한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을 의미한다.
문제는 학교에서 인성교육의 방향과 내용과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가치관과 문화가 기성세대와 다른 요즘 아이들에게 기성세대의 요구를 그대로 강요할 수는 없다. 특히 개인의 인성이 어린 시절 가정에서 많은 부분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가정에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을 학교가 다 알아서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말보다 방법과 실천이 어려운 것이 인성교육이다.
그럼에도 학교에서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위해 할 수 있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먼저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개개인의 품성을 올바로 함양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체가 필요로 하는 품성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즉 목표로는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성품과 역량을 함양하는 것 정도가 아닐까 한다. 다음으로 가르치거나 배워야할 내용을 선정하는 일이다. 일부학자들은 인성을 구성하는 요소를 3차원 6역량으로 나누고 있는데, 이는 감성(자기인식능력, 자기관리능력), 사회성(사회적 인식능력, 대인관계능력), 도덕성(핵심가치인식능력, 책임 있는 의사결정능력)이다. 인성교육이란 결국 이러한 3차원 6역량을 내용으로 하여 교육하는 것이다.
끝으로, 방법과 관련하여 혹자들은 바른 품성과 바른 행동을 하게 하는 데는 인문학적 고전 읽기가 수단이자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론적 지식을 통한 간접적 인성의 함양도 중요하지만 마음 챙김과 신체활동 중심의 인성실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아이들에게 인성을 이론적 지식으로 가르치기보다 체험을 통한 감수성 함양을 우선해서 지도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 속에서 문제 상황을 연출하고 역할극과 토론을 통해 인성을 배우고, 이와 연계한 실천프로그램을 추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명상이나 요가를 포함한 마음챙김, 상담활동, 몸으로 하는 각종 예체능활동, 그리고 각종 단체 수련 및 체험활동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최고의 인성교육은 몸으로 하는 봉사활동이다. 봉사를 통해 ‘나’ 자신을 찾을 수 있고, 타인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성을 함양할 수 있으며, 상대방의 입장과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여 배려함으로서 사회성까지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의 바른 인성 함양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제공하고 함께 교육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자녀가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시켜 보자. 학교에서는 실제적인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더 많이 만들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하자. 마을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를 통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마을어른들이 따뜻한 관심과 지혜를 모아 학생들을 함께 교육해 보자. 이렇게 된다면 분명 현재 인성교육의 부재로 인해 야기되는 적잖은 문제들이 해결 될 것이다. 문제는 인성교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