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존비>를 소설로 재구성한 차노휘 저자의 두 번째 장편소설!
“자, 셋을 세면 당신은 잠이 듭니다. 하나, 둘, 셋!”
원작 시나리오 <존비>를 소설화한 이 소설은 꿈과 현실, 수조의 안과 밖의 대비를 통하여 이야기의 반전을 극대화시킨다. 섬세한 인물의 감정 선과 마치 영화처럼 생생히 그려지는 장면들의 묘사는 저자의 노련함이 잘 돋보인다.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지는 기자회견장에서 강한필은 새로운 신경물질 ‘마나샤 에피네프린(Manasa Epinephrine)’을 공개 발표한다. 치료 불가능했던 하반신 마비도 불과 1분 안에 치료 가능한 약물의 발견에 환호와 박수가 이어진다. 모든 것이 성공적인 한필은 애인인 영서와의 첫 휴가에 들뜨면서도 어딘가 석연치 않다. 휴게소 벤치, 잠시 앉아 있는 한필의 귓가에 들리는 목소리.
“그건 네가 아는 사실과 달라.”
자주 꾸던 스노글로브의 악몽은 이 휴가의 불안한 시작을 알린다. 그리고 정체 모를 KDS의 문자, 도로에서 무섭게 뒤쫓아 오는 냉동트럭, 하천에 가라앉는 차량 그리고 조수석 문을 열었을 때 사라져 버린 영서….
한필과 연구소, 그리고 영서, 정체를 알 수 없는 KDS….
이들은 휴가를 잘 마칠 수 있을까?
한필과 영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영화와 문학,
그리고 장르의 구분 없이 빨려 들어가는 작품
소설로 개작을 하며, 어떻게 하면 추리기법과 반전의 묘미를 살릴 수 있을지 오래 고민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을 이끌어가는 기동력은 추리지만, 마지막을 휘어잡는 반전까지 갖추고 있다. 반전에 반전, 그리고 또 반전.
주인공 한필이 지치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서에 대한 사랑, 그리고 과학자로서의 양심과 인간의 욕심과 이기심으로부터의 속죄가 아닐까. 오래 고민하며 쓴 만큼 각 인물들에 대한 애정과 애틋함이 그대로 나타난다. 어느 순간 우리는 한필이 되어 기억의 조각을,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자 집중한다.
우리는 스노글로브 안에서 살고 있는가, 밖에서 살고 있는가.
당신은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깊은 여운까지 남기며 이 소설은 막을 내린다.
본문 속으로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상상할 수 없는 극한적인 죽음의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 몸에서는 마지막으로 이에 대응하는 강력한 마취 물질을 분출하게 됩니다. 이 물질은 고통을 잠재우는 것은 물론 심지어 쾌락까지도 줄 수 있는, 지구상 어떤 물질보다 강력한 마취제이자 진정제입니다.(18쪽)
차는 좀 전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하지만 텅 비어 있었다. 영서가 없었다.(36쪽)
“영서는 살아 있어. 분명히!” (53쪽)
‘기자 회견 다음 날. KDS+진갈색 가방. 편지 부칠 것. 기억이 전혀 안 나더라도. 강한필.’ (73쪽)
“우리가 이 안에 살고 있다면, 이 밖의 세계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그런 설정 말이에요.” (257쪽)
차례
작가의 말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에필로그
저자 _차노휘
글쓴이 차노휘는 2009년 광주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얼굴을 보다〉가 당선되었고 저서로는 소설집 《기차가 달린다》와 소설 창작론 《소설창작 방법론과 실제》, 여행에세이 《쉼표가 있는 두 도시 이야기》와 《자유로운 영혼을 위한 시간들》, 장편소설 《죽음의 섬》이 있다.
원작자 _박준영
시나리오 <존비> 원작자 박준영은 EBS 특별생방송 ‘사랑의 PC 보내기’와 SBS 2부작 특집 다큐 ‘영재는 없다!’를 연출하는 등 방송 PD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시나리오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