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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시인의『 문학 칼럼』
귀하의 가을은 안녕하신지요
 
오현주 기자   기사입력  2022/11/10 [14:23]
▲     © 전남방송

▲ 사진/ 이 광희 시인

 

        귀하의 가을은 안녕하신지요

 

                       곽구비

 

여독을 풀어놓고 온 나라를

위협하던 그 불볕의 횡포를 귀하께서

잘 견딘 덕분에 가을로 갈 수 있겠네요

 

나왔다 들어갔다 때맞추기 어렵다던

코스모스가 제대로 까불거리는 거리를

귀하보다 먼저 발견하고 오는 길입니다

 

제 갈 길로 잘 돌아가는 계절이 가장 안전

하겠지만

내일부터 발목 잡는 태풍이 있다 하니

귀하께서도 채비를 하셔야겠지요

 

느닷없이 피어나 정신 못 차린다던 그런 사랑

귀하가 다그쳐버리자 일찍 소각해 두었기에

가을은 견딜 만한 것 같아 다행이네요

 

 

 

          <감상평>

곽구비 시인은 언어가 수혈하는 미학적 소생술에서 일찌감치 깨어나 있다. 무한 자연의 공간 속에서 우리 인간의 발걸음이 빨라 무심히 흘려보낸 소소한 이야기들을 찰나의 시선으로 포착하고 더 깊게 더 섬세하게 더 쉽게 해부하여 언어의 그림(상상)을 그려낸다.

 

자연주의적 감성을 지난 곽 시인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 시공의 색(色)과 선(線)과 음(音), 혹은 혼잣말로 웅크리고 있는 타자의 문장들을 객관화된 언어로 길을 내어 주는 기술이 빼어나다.

 

광대무변한 자연과 시인의 가슴 속에 펼쳐놓은 숙성된 자연이 동일시되는 순간, 생명의 언어는 비로소 순산한다. 문장이 길을 내고 그 길을 상상하는 사람들은 함께 날개를 퍼들대며 먼 길을 날아갈 것이다. 그렇게 시인은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심장에서 피워낸 꽃가지를 기어이 꺾어 전달하는 언어적 피고인이 될 것이다.그 지점에서 우리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자신들을 볼 수가 있다. - 이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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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11/10 [14:23]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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