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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메타버스(Meta-verse)로 메타박물관(Meta-Museum)을 꿈꾸다!
 
유동환_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기사입력  2021/09/25 [14:15]
▲  Google Art & Culture MOMA 가상 전시관   © 전남방송

 

갈 수 없는 공간(Space)으로의 디지털 공간이동(Digital Teleport)

사카무라 켄 교수는 미래 박물관은 4대 공간(물리공간-전자공간-유비쿼터스공간-사용자체험공간)이 상호 융합하며 진화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4대 공간의 층위별로 다양한 디지털박물관의 유형(오프라인 가상박물관, 온라인박물관, 모바일 유비쿼터스 박물관 등)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가장 많이 등장하는 디지털박물관 공간 유형은 박물관의 실제 전시공간을 디지털화하여 전 세계 ‘어디서나’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이다. 이는 제한된 전시공간을 사용자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제적 기업 구글의 웹 기반 콘텐츠‘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 and Culture)’이다. 2020년까지 80여 개국 2000여 개 세계 최고 박물관의 박물관 자료를 초고화질로 구축하고, 가상현실 등의 방법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최근 AR 앱(app) 서비스로 현장과 가상 갤러리가 중첩되어 실제 해당 공간에 있듯이 체험한다.

메타박물관의 개념을 도입해 보면, 공간은 더욱 확장되어 박물관 자료가 존재했던 원래 장소(발굴지, 생산지, 활동지 등), 가보기 어려운 장소(심해, 우주 등)로의 이동, 또는 현재 장소와 사라진 장소의 비교라는 갈 수 없는 곳으로 이동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개발되는 가상현실 우주 콘텐츠 등에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  2021년 발표 우주 탐험 VR(사진-LG U+)   © 전남방송

시간(Time)을 거슬러 올라가는 디지털 시간여행(Digital Time-slip)

박물관은 본래 관람객이 방문 전(Pre) – 관람 중(Present) – 방문 후(Post) 3단계, 전시 이용시간 이전 등 저마다 다른 시간 관련 콘텐츠 요구가 있다. 또한, 기획전시는 분기별 또는 매년 교체되는데 이를 보고자 하는 요구도 존재한다. 디지털박물관에서는 이렇게 시간 속에서만 존재하는 콘텐츠를 아카이브로 만들고 관람객 요구에 따라 ‘언제나’ 접근할 수 있는 평생체험 관리시스템을 제안하고 있다.

메타박물관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박물관 자료(object)가 존재했던 과거로의 시간여행 경험을 실현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는 1990년대 이래로 발전해온 디지털 문화유산 속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기술 활용과 지능형 로봇기술의 활용에서도 많은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이제는 사전에 기획된 사용자 시나리오를 언제나 접근하여 시간여행(time slip) 체험을 실현할 수 있다.

완벽한 시간여행을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2018년 서울의 돈의문을 가상복원하여 현장 증강현실과 현장 와이드 디스플레이에서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콘텐츠는 서울역사박물관 앞길에서 조선시대 돈의문을 현장에서 비교해 볼 수 있는 콘텐츠이다.

▲  2018년 조선시대 한양 돈의문 증강현실 복원(사진-서울시청)   © 전남방송

 

▲ Rome Reborn Oculus VR(https://www.romereborn.org)    © 전남방송

세계 최대 규모의 가상재건을 통한 시간여행 콘텐츠 사례가 있다. 1997년 미국, 이탈리아, 스위스, 러시아 등 다국적 연합연구팀이 충실한 발굴 정보를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3세기 약 10만 명이 사는 로마를 가상재현한 ‘로마 재탄생(Rome Reborn)’ 프로젝트는 2007년 웹 VR 2.0 버전을 발표하였다. 2020년에는 오큘러스 VR(Oculus VR) 기반의 개인화 VR 체험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메타박물관은 실제로 과거의 시간을 여행하면서 박물관 자료를 감싸고 있는 다양한 지식과 이야기를 스스로 찾아가 체험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2020년 6월 100% 가상현실로 만들어진 미술관 보마(VOMA·Virtual Online Museum of Art, https://voma.space)가 개관하였다. 기존의 현실 속 미술관이 가상으로 옮겨간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가상공간에 구축한 박물관이다. 실제 박물관 전시공간처럼 구축하여 이용자의 이동감을 살리고, 고전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폭넓고 충실한 아카이브를 기반으로 박물관 자료를 보여준다. 그리고 개별 전시작품은 구글 검색과 네이버 파파고 이미지 검색기능까지 연계하여 언어의 장벽도 극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모니터와 스마트폰 화면에 실제 미술관과 동일한 환경과 방법으로 전시를 감상하는 것은 메타박물관의 시작으로 보일 뿐 완성으로 보기 어렵다.

▲ 보마(VOMA· Virtual Online Museum of Art, https://voma.space)   © 전남방송

문제는 여전히 콘텐츠다!

메타버스의 진화 경로를 따라가다 보다 보면, 우리는 아주 오래된 우화와 만난다.

“북쪽 깊은 어둠의 바닷속에 물고기 한 마리가 살았다. 그 이름을 곤(鯤)이라 하였다. 그런데 그 크기가 몇 천리 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어느 날 ‘이 물고기가 홀연히 새가 변했는데’ 그 이름을 붕(鵬)이라 하였다. 그 등짝 길이가 몇 천리 인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한 번 힘을 주고 박차 오르면, 날개는 하늘에 가리는 거대 구름 같았다. 이 새는 북쪽 바다의 기운이 흉흉해지면, 남쪽 깊은 바다로 날아가 몸을 숨기는데, 그 바다를 하늘 연못(天池)이라 불렀다.”(장자 「소요유(逍遙遊)」편)

이제 인류는 ‘물고기가 새가 되는(化而爲鳥)’, 다시 말해 물고기(곤)와 새(붕)처럼 완전히 다른 존재 사이의 비약적인 융합(化)의 꿈을 산업으로 구체화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이제 우리의 현실 모습과 ‘닮은’ 분신이 아니라 ‘초월한’ 아바타(avatar)를 스스로 창조하여 또 다른 초월세계로 날아 올라가는 꿈을 꾸고 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만난 초월세계에서 절대적으로 자유로운 산책(逍遙遊)이라는 새로운 콘텐츠 향유(체험, 소비 등)를 즐기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박물관의 자료-인간-공간-시간을 융합하는데 최신 디지털기술을 적용하여 메타박물관에 한발 다가간 것은 분명하다. 시공간을 아우르는 무대(공간)도 만들고, 소품(자료)도 놓고, 배역(관람객)도 정했다. 여전히 남는 문제는 배역이 연기를 이끄는 시나리오와 연출을 융합한 최종 체험콘텐츠가 부족하다. 박물관 자료의 ‘원형 스토리’를 잘 복원하고, 현실과 가상의‘교차점’에서 ‘융합’하고, 관람객 스스로‘상호작용’하라는 선구자들의 조언을 잊지 말자. 해답은 오래전에 주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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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9/25 [14:15]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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