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오는 길,
참깨를 터는 일과를 마치고
구부정한 허리를 한 채
고단한 하루를 유모차에 실어
집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시는 어르신과 마주했다.
차를 끌고 가는 내가 부끄러워
잠시 멈춰서서 인사를 하고
차 안에 있는 샤인머스켓과 배를 챙겨드렸다.
그거라도 드려야 한 일이 없는
내가 덜 아플 것 같아서다.
그러면 또 푸짐한 된장과 집간장이
대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곤 한다.
부끄럽다 못해 아리고 눈물이 난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이 500평이 넘는 농사를
매일 짓고 계셔서 하루는
"힘드신데 좀 쉬었다 하셔요." 하니
"나도 내 직업인디 쉬면 쓴다요?" 하시며
웃는 모습이 흡사 햇살처럼 고운 소녀 같으시다.
'그렇구나. 저렇게 힘든 농삿일을 재미나게 하신 분
덕에 이렇게 우리가 성장할 수 있었구나.
나는 어떤 생각으로 이 사회를 살고 있는가?'를
뼈아프게 돌아보게 했다.
이 밤, 풀벌레 울음소리와 함께
그토록 시원함을 찾던 날이 왔으니
생각의 확장성을 키워 질높은 말로
사람을 이롭게 하는 세상의 빛이 되어야 하리.
그래야 저 어르신들도 허리 펴고
하늘을 보며 즐겁게 사실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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