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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의성요한병원, 희망의 노래 펜화전시회
이지원 작가, 시와 그림에 대한 이야기~28일까지
 
이미영 기자   기사입력  2021/05/11 [19:58]

 

▲     ©전남방송

 

천주의성요한병원 로비에 시선을 멈추게 하는 펜화가 전시되고 있다.

 

전시된 작품들은 '희망의 노래'가 주제다. 작품들은 빛을 향해가는 아이와 거북이가 이채롭다. 어스름한 저녁 좁다란 골목길을 비추는 가로등 빛도 이를 말하고 있는 듯하다.

 

작품들은 마치 네덜란드 미술가 램브란트의 소묘처럼 작품마다 암시와 환상적 이야기들이 녹아든 펜화가 시선을 잡기 충분하다.

 

▲  가로등   ©전남방송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은 이지원 작가다. 대학에서 회화와 동양화를를 전공한 작가다.

 

전시된 작품들과 소개하고 있는 창작물들을 관조하다 보면 작가의 펜 놀림에서 응축된 작품 '골목길'의 가로등 불빛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와는 전혀 다른 의미지만 이 작가의 희망과 뭉크의 절규는 어쩌면 동질감을 일으킨다.

 

작가의 작품들은 자신의 고백에서처럼 학교와 사회생활이 결코 순탄치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세상을 살다보면 누구나 상처와 고통을 겪는다. 작가의 창작물들은 그 고통의 흔적이 엿보인다.

 

그 과정에서 작품 활동을 접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신적 고통이 창작활동을 멈추게 했지만 작가에게 다시 펜과 붓을 들게 한건 천주의성요한수도회 산하 의료기관인 요한빌리지 선생님들과 의사의 격려가 다시 세상으로 나오게 만든 원인이 됐다.

 

▲  2017 내게로 오는 길    ©전남방송

 

▲  2021 배를 탄 여인    ©전남방송

 

이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이렇게 소회하고 있다.

 

<이지원의 그림에 관하여>

 

대학에서 회화과 동양화과를 전공하였다. 대학 시절 성실하게 진지하게 그림을 대하였다. 진짜를 그리고 싶어 했던 시기. 야외 스케치를 자주 하던 시기. 눈이 아프도록 사물을 보고 실경을 그리려 노력함. 주로 수묵을 하였음.

 

2학년-돌과 물을 표현. 몸을 부비듯이 운필과 먹의 표현을 실험해 봄. 화면을 가득 채운 돌과물-먹색의 연습이 많이 됨.

 

4학년-나만의 실험적 표현 찾기

계곡의 모습을 담묵으로 표현-먹의 삼투압으로 인한 물자국을 살려 표현해 보려 하였으나 서양화의 소묘 하듯 한 표현이 됨. 담담한 모습으로 완성됨.

 

아버지, 그림자-수묵으로 광목에 아버지의 입상을 그림. 앞으로의 사회생활과 아버지가 지고계신 무거운 책임감 등이 나에게로 다가온다는 이야기. 그렇지만 아버지를 정성되이 묘사해봄.

 

그 후 사회생활을 하며 그림을 이 년 쉬게 됨.

다시 그림을 그리게 된 것은 병이 나고 다니게 된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의 권유로, 그림엽서를 선생님께 매일 보내면서 그림을 다시 시작하게 됨.

 

드로잉 북을 사서 드로잉을 많이 하게 됨. 의식, 무의식, 내가 그리지만 무슨뜻인지도 모르게 나오는 그림들을 그리면서 나를 발견함. 또는 내 상태를 알게 됨. 나의 상태, 나의 상상, 나의 기분들이 고스란히 표현됨. 주로 볼펜, 색연필, 싸인펜, 가끔 먹을 씀.

 

이것이 밑바탕이 되어 첫 번째 전시 <그물에 얽힌 여-2인전>을 함.(2004)

그물에 얽힌 여라는 제목은 불교에서 사람들을 투명한 구슬로 보고 그 구슬들이 엮여 있는 모습을 세상이라고 본다는 이야기에서 착안해 지은 제목이다. 드로잉을 바탕으로 동양화 채색기법으로 그림. 그 후로도 드로잉을 계속함.

 

2006년 대학원에 입학

대학원에서도 드로잉을 계속함. 몇 개의 그림들을 그려 냈지만 작업량이 많지 않음. 그 때 그림은 사랑이라고 생각함. 사랑이 주된 테마였다.

 

그러나 대학원은 3학기까지 다니다 공부를 멈추었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하고 그림들을 모두 버려 버렸다. 그 후 여러가지 특이하고 실험적인 그림들을 그렸는데 주로 사이즈가 작았다. 드로잉도 계속했다.

 

2008~2010년까지는 돈이 없어 재료비도 변변치 않았다. 그 때 집에 있는 색연필과 A4용지로 색연필화를 그렸다. 주로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일기같이 매일 그렸다. 생활 이야기와 새로 생긴 남자친구를 생각하며 그림을 그려 약 80장을 그렸다.

 

그러다가 붓을 다시 잡고 싶다고 생각하여 붓과 동양화물감으로 그렸다. 색채가 있는 그림이 더 다가가기 쉽고 좋다고 생각했다. 그림은 점점 기다림의 이야기로 변화하였다.

 

함께 하길 고대하며 꿈과 기대에 가득 차 있는 그림들이 그려졌다. 그렇지만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시기의 대표작은 <목이 긴 여인>이라고 할 수 있다.

 

노루지에 먹으로 드로잉을 한 것인데, 기다림에 지쳐 목이 기다랗게 되어 버린 여인의 모습이다. 이 시기의 그림들은 작가의 사랑 이야기였다. 2018년 갤러리 고도에서 <오후 햇살속의 기다림> 이라는 전시를 하게 된다.

 

2017년도부터는 남녀간의 사랑보다는 이웃간의 사랑, 가족과의 행복에 주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타적으로 살고 싶고 한 사람의 선한 의지를 가지고 살고 싶었다.

 

그 무렵 우연찮은 기회에 여성작가 자립 지원을 해 주는 사업에 참여하게 되어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 그림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함께 해 오고 있다. 작품다운 작품들을 꾸준히 그릴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

 

2017년도엔 <내게로 오는 길>-친구가 나를 만나러 오는 길이 꽃길이기를 바라는 마음, <성가와 가정>-성당에 성가가 울려 퍼지며 스테인드 글라스에 가족의 모습을 그려 가족 사랑을 그린 그림, <올리브나무>-성경의 구절을 읽고 감동받아 그린 작품 등을 동양화 채색으로 그렸다.

 

<올리브나무>를 시작으로 빛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선한 의지, 빛에 이끌림 등등을 생각하고 있다. 다음으로 <등불>, <꿈꾸는 등불>, <배를 탄 여인> 등으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2019년도 겨울부터 펜화를 그리고 있다. 펜촉을 이용하여 잉크를 찍어 그린다. 재료가 주는 고풍스러운 느낌과 멋스러움에 빠져 시작하게 되었다.

 

펜화를 하면서 펜화가 주는 세밀함과 터치를 통해 깔끔하게 그려지는 느낌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도 펜화를 꾸준히 해 나갈 예정이다. 어느 정도 펜화를 한 다음에는 다시 붓을 잡을 것이다.

 

2019년 여름부터는 시를 짓게 되었다. 여름에 소망목록 세 가지를 정하여서 모두 이루었는데, 여름이 끝나기 전 바다 가기, 책상 사기, 일기쓰기가 그것 이였다.

 

일기를 쓰면서 시상을 떠올려 시를 짓기 시작했다. 작은 공모전에서 두 차례 대상을 받기도 했다. 시를 지으면서 시에 관한 그림도 같이 그려 모으고 있다. 작은 책 한 권을 내보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시를 지으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을 건져 올리고 싶다. 시를 쓰면서 노력하는 부분이다. 희망을 노래하고 싶고, 보는 사람들이 긍정 에너지를 느끼길 바라고 있다.

 

대학원 때는 그림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때 교수님이 감동하고 한마디 하신 것이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다. ‘나는 광대다.’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광대가 공던지기 같은 묘기를 부려 사람들을 웃게 하듯이, 그림을 통하여 울고, 웃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후엔 화가나 작가라고 이야기하기보다 그림쟁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지금도 순수한 마음으로 그림쟁이로서 살고 싶다.

 

이지원 작가는 위에서 얘기하듯 자신이 작가로서 세상을 대하는 내면을 담백하게 고백하고 있다. 이 작가의 희망의 노래는 지난 53~ 28일까지 청주의 성요한병원내 1층 일반의원 로비에서 오전 830~오후 530(토요일12:30)까지 전시되며 일요일,공휴일은 휴관된다.

▲  천주의 성요한병원 로비    ©전남방송
▲  천주의 성요한병원 로비    ©전남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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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11 [19:58]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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