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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승혁 시인 '수평을 찾느라 흠뻑 젖는 그런 날이 있다'
오현주 칼럼 <시, 삶을 치유하다>
 
오현주 기자   기사입력  2021/02/12 [22:05]
▲     © 전남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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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 전남방송.com]

 

시가 생명력을 가질 때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추상을 이미지화시켜내는 작업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통찰을 통해 생동감 넘치는 언어로써 기술하는 능력은 좋은 시의 요건이 아닐까. 삶을 행하는 존재가 지닌 생명의 씨앗을 사랑해야지만 가능한 일이다.

 

심승혁 시인의 첫 번째 시집 '수평을 찾느라 흠뻑 젖는 그런 날이 있다'를 읽으며 사뭇 놀라웠던 까닭은 대게 처녀시집에서 발견하기 드문 좋은 작품들이 즐비하다는 것이다.

 

행간을 이루는 절제된 호흡이 깊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다가서는 흡입력 갖고 있으며 언어의 유희를 제대로 알고, 쓸데없이 꾸미지 않은 적확한 문장으로 독자를 겉돌지 않는다. 심승혁 시인의 가장 큰 장점이자 그가 구축한 시세계의 중심이라 할 수 있겠다.

 

심승혁 시인은 삶 안에서 존재란 무엇인가를 쉬지 않고 탐문하여 두드리며 시를 쓴다. 아마 그는 답이 들릴 때까지 간혹, 들리지 않더라도 멈추지 않을 자세다. 이 과정에서 그의 시는 계절처럼 변해가되 변치 않을 풍경일 것이다.

 

제1 시집 '수평선을 찾느라 흠뻑 젖는 날이 있다' 수록된 시를 소개하며 시를 읽는 아름다운 독자들에게 행복과 건강을 기원한다. 

 

 

             비, 평

 

 

                 심승혁

 

 

수평을 잃은 구름의 노래를 듣는다

기울어진 한쪽 귀가 열리고

반대쪽 귀가 닫히는 순간이 생긴다

가슴 안을 잠잠히 맴돌아 울기도 한다

 

우산을 든 어깨가 조금씩 쳐지고 

가벼워진 반대편으로 비가 떨어진다

 

따가운 비의 말들이 움푹 웅덩이를 만들고

고인 무게만큼 다시 수평이 찰랑댄다

 

가끔 기울어지는 일이 생기고

수평을 잃은 중심으로 살 때가 있다

사람의 말이 아프게 할퀴고 지나간 후

새 살이 돋아나는 시간을 살 때가 있다

수평은 한쪽을 긁거나 채워 중심을 세우는 것

 

우산 밑을 뒹구는 아픈 말들이 

오르락 내리락 구름의 노래를 부른다

다가왔지만 저만치 멀어지는

수평을 찾느라 흠뻑 젖는 그런 날이 있다

 

 

* 심승혁 시인은

2017 격월간 문학광장 시부문 신인문학상

2018 2018년 서울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 시공모전 선정

2019 제10회 백교문학상 우수상 수상

2019 강원경제신문 제10회 누리달공모전 대상

2020 강원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선정

 

공저

(봇농방 시선집) '씨앗, 꽃이 되어 바람이 되어"

시와글벗 문학회 동인지 제7집 '고요한 숲의 초대'

시와글벗 문학회 동인지 제9집 ' 어느 날엔가 바람에 닿아'

그 외 문학/ 문예지 다수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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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2/12 [22:05]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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