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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안내] 『예술 속의 삶 삶 속의 예술』 - 정연복의 그림이야기
 
이미루 기자   기사입력  2021/01/26 [21:26]

- 박물관과 도서관에서 얻은 진정한 자유

- 미술관에서 작가와 함께 관람하는 듯한 서술

- 생활 속으로 쉽게 끌어들인 예술의 세계

- 프랑스에서의 오랜 예술적 체험 투영

 

▲     ©이미루 기자

 

“모든 오래된 것은 아름답습니다. 한국은 그렇지 않은가요? 게다가 도서관과 박물관엔 자유가 있어요. 길거리를 나가보세요. 거기 과연 자유가 있습니까? 책과 그림 속에 모든 것이 들어있고 살아있습니다. 그러니 그곳이 아름답지 않을 수가 없겠지요.”

 

위의 말은 신간 『예술 속의 삶 삶 속의 예술』(도서출판 등, 정연복 지음)의 표4 글이다. 20년 전 파리의 오래된 도서관을 지키는 직원이 정연복에게 한 말이다. 그는 이 말을 듣고 ‘도서관과 박물관에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자신의 취향이 문득 자유에 대한 무한한 갈구와 통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건물 밖이 아니라 건물 안인 도서관과 박물관에 자유가 있다는 뜻은 무엇일까? 자유에 대한 무한한 갈구와 통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종류별로 구비되어있는 종합백화점 같은 곳에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과 예술품을 선택, 장르와 주제를 바꿔가며 끊임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일까?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여기 묶은 글은 박물관과 전시회를 다니며 펼친 내 자유와 상상력의 흔적이다”고 했다. 박물관과 도서관이 자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자유를 찾아가도록 이 책은 말해줄 것 같다.

 

책은 생생한 도판과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더한 현장감 있는 서술로 독자가 마치 미술관에서 작가와 함께 관람하는 듯한 기분에 빠지게 한다. 책에 소개된 50여 편의 작품은 이상향(Part1), 사랑(,Part2), 진실(Part3), 죽음(Part4), 위반과 역설(Part5) 등의 주제별로 나누어져 있다. 또한 각 작품들마다 시대와 양식, 작품명 등이 알기 쉽게 정리되어있으며 각 시대의 서구예술가들과 작품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쓰여있다.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저술가인 ‘메를로 퐁티’의 말처럼 저자는 ‘아는 만큼 보는 것이 아니라 보는 만큼 느끼는 것’이라는 믿음을 전달하려는 의지를 담아 사조의 이해나 단순 지식보다는 직관적 경험으로서의 예술을 이해하도록 이끌어주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미술에 관심이 있는 비전문가뿐 아니라 서양 미술사에 친숙한 독자들의 사고를 확장시켜주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미술 분야의 기본적 이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로도 손색이 없다.

 

에필로그에서 그는 ‘사람은 습관과 패러다임에 갇힌 존재라 때로는 아는 것이 보는 걸 방해한다.’며 ‘이제부터 아예 모든 것을 비워버리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전시실을 둘러보자’고 한다. ’다 비우고 느긋하게 바라보면 그림이 말을 걸어온다‘고 했다.

 

‘진정한 자유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다 비워야 한다’는 말은 지식을 포함한 유무형의 소유지향적 자본주의를 살아내고 있는 현세 인류들에게 다소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을 동안이라도 그간의 편견과 지식 등을 다 버리고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내면세계가 주는 무한한 자유의 행복감을 경험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     ©이미루 기자

 

정연복은 불문학 박사로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루브르 학교에서 미술사를 공부했다. 현재 중앙대학교에서 예술사 강의를 한다. 저서로는 『언어와 근대정신』(공저), 『축제의 무대』가 있고 역서譯書로는 베르그손의 『웃음』, 장보드리야르의 『섹스의 황도』, 몰리에르의 『상상병 환자』, 스테판 르발루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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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1/26 [21:26]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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