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봄 선혈처럼 붉은 동백으로 유명한 고창 선운사를 지나 길을 따라 느긋하게 걸어서 한시간 정도 오르면 도솔암이 나타난다.
가을이 푹푹 익어가 낙엽이 쌓이는 만추의 도솔암에 관광객 대부분이 선운사 근처의 낙엽길에 취해서 여기까지 올라오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
"해마다 가을이면,몇 장의 낙엽을 줍는다.오만원권 지폐라면 얼마나 좋으랴만,가슴이 뛰어 마음이 편치 못했을지도 모른다. 제 발치에 얌전히 떨어져 있는 나뭇잎은 누구의 눈치볼 필요없이 그저 편안히 주우면 그만이다." 고 누군가의 소회는 일상 사람들 가을 정서를 표현했을 것이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걷다 보면,잔잔한 물에 비친 가을 풍경이 실제보다 더 멋지게 보인다.물과 풍경을 섞으면 가장 기막힌 효과를 내기도 하는데 사진작가들의 반영 풍경이 많이 나오는 계절이기도 한다.
사찰의 나즈막한 담벼락 뒤로 울긋 불긋 단풍이 곧 우수수 눈처럼 쏟아질 것만 같은 선운사 도솔암 추색은 11월 중순까지는 볼 수 있을 것이다.
" 단풍 연인
문 열고 나오니
햇살 가득 단풍잎 온통
우린 서로 마음을 붉게
물들이며
차 마셨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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