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채색화가 오복이 - 자연에 깃든 삶을 바구니에 담다
흐릿한 기억도 그때의 시공간으로 옮겨가는 작가
 
오현주 기자   기사입력  2019/07/23 [16:58]

 

▲     오복이 作 © 전남방송

 

지난 721일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오픈 중인 오복이 화백을 만났다.

유리 문 바깥을 서성이던 본 기자를 한눈에 알아본 그의 눈빛 너머로 반갑습니다!”가 투영 되었다. 청잣빛 기와지붕을 휘감은 능소화가 한 폭 그림 같은 미술관 내부로 들어섰다.

 

작품의 대부분은 수국과 조팝꽃나무가 바구니와 어우러져 서정미 넘치는 것들이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지를 덧바른 크고 작은 옛 문이 캔버스로 활용되었다. 오랜 세월을 지나온 녹슨 문고리도 그대로 살려냈다.

 

낡아빠져 구멍이 숭숭 난 바구니는 그림의 주요소재가 되었다. 소박한 삶의 이력 그 자체가 이루 형용하기 어려운 감흥의 기저로 발현되고 있음은 무엇인지 짐작하게 하였다.

 

오 화백은 이젠 더는 쓸모없어진 오래된 문과 누군가 사용하다가 버려진 바구니들을 모아서 작품을 창작한다. 그래서 작품에 표현한 바구니 또한 실제의 것을 모델로 두고 그린다.

 

그는 결코 새 것이 줄 수 없는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깃든 소재에 대한 애착과 창작 의도를 밝혔다. 따스한 서정에 결핍을 앓고 있는 현대인의 삭막한 정서를 어루만져주는 향수를 그리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각 세대 간의 경계를 넘어선 공감이 형성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그러한 이유로 많은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궁극적으로 지향한다고 덧붙였다.

 

작품 하나가 완성되기까지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다작을 하기보다는 내면을 표출하는 세밀한 과정에 충실하고자 하는 노력이 엿보였다.

 

오 화백은 구도를 정해 놓고 그리기를 시작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이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감성 흐름에 따라 갈 뿐이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는 본 기자 역시나 작가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꽃잎의 흩날림이 세밀하게 표현된 작품에서 우리가 살아온 지난 생애가 꿈틀거린다. 흐릿한 기억이 가슴에 동심원을 그리며 그때의 시공간으로 옮겨간다. 앞으로 오 화백은 일 년에 한 번씩 개인전을 열어 대중과 함께하고자 노력한다고 전했다.

 

▲    오복이 作 © 전남방송
▲     © 전남방송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9/07/23 [16:58]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2024년 3월 이달의 추천관광지-영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