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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소식] 아름다운 오지랖 김씨돌씨 '오! 도라지꽃','청숫잔 맑은 물에' 두 권의 저서 출간
-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꽉 찬 가슴의 기록들, ‘리토피아’출판사에서 펴냄
 
이미루 기자   기사입력  2019/06/22 [11:30]
▲     © 이미루 기자

 

김씨돌’, 그의 이름을 처음 듣는 사람들은 피식 웃거나 기이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원시적이면서도 근원적이기까지 한 김씨돌은 과연 본명일까. 사실은 그가 가진 여러 이름 중 하나이다.

강원도 정선 봉화치(해발 800미터) 마을에서 자연인의 삶을 살아갈 때의 그의 이름은 '씨돌'이다. 한편 지난 95년 삼풍백화점 사건 당시 민간구조단으로 나셨을 때의 이름은 '요한(세례명)', 본명은 용현이다. 여러 개의 이름같이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생을 지펴온 그가 최근에는 두 권의 저서를 연달아 출간하여 주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리토피아에서 출간된 <! 도라지꽃><청숫잔 맑은 물에>라는 제목의 책들은 저자의 삶처럼 거침없이 써내려간, 형식 파괴적인 문법에 기댄 가슴 속 이야기들이 그려져 있다. 건강을 잃고 아무 것도 없이 산중으로 내몰린 삶 속에서도 생명의 부활을 노래한 그는 이 시대의 김삿갓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문장은 비속어와 토속어, 사투리 등의 구어체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다. 세상과 기득권을 향한 분노와 통렬한 비판, 땅을 포함해 생명을 가진 존재들에 대한 경외감이 가득 차 있으며, 주변 사물과 장소들에 관한 상징들은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선보여 준다. 더불어 리듬감이 있는 글의 행간 속으로 감성적 표현이 발현되기도 하고 해학적 분위기의 블랙코미디적인 요소와 함께 페이소스를 느끼게 한다.

 

<! 도라지꽃> 피었네

산중일기 1 <! 도라지꽃>, 지난 2005년 출간되었는데, 이번에 증보판을 내게 되었다. 전체 30편으로 구성된 책의 내용은 시와 소설, 일기문, 기록문 등 여러 장르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이 땅의 민주화와 순통일! 자주군대! 환경 파수꾼! 이 외길에서 우리 모두의 고른 인권과 드넓은 생존권 확보에 온몸으로 투신하시고 꽃펴 나실 넋들, 그리고 앞으로도 민주 군인이 되실 사랑하는 청년 학생, 어여쁜 우리 토끼 친구들, 학부형 여러분께 삼가 이 책을 올립니다. 보라! 여기 내 한 표의 주권’, ‘하나뿐인 생명과 맞바꾼 이웃을 보시라! 그 날, 사랑하는 백성들의 피는 하나였다. 꽃다운 동···북의 눈물도 하나였다. 그러나 각기 잘난 신들은 피도 눈물도 없었다.”고 천명하고 있다.

또한 세상에 가장 진한 사랑은 무엇일까? 어느 날 갑자기 죽음 앞에 서서 나의 양심은 숨이 막혔다. 나는 의문사를 놓고 벌이는 신들과의 한 판 청문회를 벌였다. 이 한 편의 진땡이 소설속에 시, 뮤직, 비디오, 다큐멘터리, 꿈결대화, 창극, 사설시조, 꽃놀이가 있고, 가장 길고도 짧은 나의 생명과 죽음의 필름이 내 어머님 진실 보시기에 버무려져 맛있게 담겨져 있다. , 저 쓰러져 춤추는 산! 저 들판을 바라보며, 짹짹! 우째 덥다, 춥다, 밉다, 죽겠다, 노래하리요.” 라고 밝히면서, 의문사한 젊은 영혼들을 추모하기도 하고 앞으로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실컷 드러내었다.

 

 

▲     ©이미루 기자

  

<청숫잔 맑은 물에> 살어리랏다

산중일기2로 나온 이 책 역시 산중일기1과 비슷한 형식으로 총 23편으로 구성되어있다.

일찍이 부모님을 여의신 의문의 꽃나비님들께 바친다. 김스테파노 추기경님과 김승훈 신부님이 떠나신 후, 이 땅에 옛 천주교는 죽었다. ‘노트르담 님타오르신 후 정의가 살아났다. 저들은 돈이 너무 많다. 힘이 너무 세다. 이제 종교계 상층부는 수도자 뒤에 서라. 동지여! 얼추 상거지가 되세. 왜 믿을수록 순 사기를 치겠나. 나 역시 잘못 되었다. 왜 미국산 소고기가 테러범이 되었나. 씨발넘들! 일제 만행부터 핵 자산까지 끝없는 학살극 세계! 체 게바라와 정의구현사제단과 각 종교권 민주화운동 선배 제현이 혁명 성인이 아니신가! 요래 어설피 까불다가 여러 번 군홧발에 짓밟혔다. 1989144회 국회 군의문사진상특위에서 노태우를 처단하라5·6공 살인세력에 외친 죄밖에 없다. 엎드려 뭇 사랑과 흙의 평화를 빌면서, 안녕히 계시라. 사랑하오." 라는  책머리를 통해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의 고단함을 토로하고 천민자본주의와 종교계 등의 불의한 행태를 꼬집었다.

 

고진광(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이사장)그는 언제나 숨김없이 풍자하고, 올바른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뇌했다. 그는 이 강산의 허허벌판 위에 자연과 함께 살아가면서 인간의 삶의 원초적인 공허를 딛고 살아가는 사람이었고, 삶의 원초의 공간을 향하여 그는 새로운 자세를 갖고 성장하는 사람이다. 처절한 현 시대의 상황을 숨김없이 풍자하고, 오랜 세월 줄기차게 곧은 그의 삶, 새 차원으로 자신을 몰고 간 것을 대견히 생각한다. 소박한 그의 읊조림, 그 발자국에서 시대를 향한 그의 깊은 한숨이 서려있는 것을 마주할 것이다. 또한, 그를 닮은 책에서 우리는 이런 삶의 모습을 김용현씨의 입김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여 주었다.

 

김씨돌 씨의 이력을 더 가까이서 살펴보면, 아무런 계산도 바람도 없이 베풀기만 한 순수한 삶, 청정자연의 순수한 맛이 듬뿍 배어있다고 볼 수 있다. “제대로 된 졸업장을 받아본 적이 없다, 그는 자연 속에 녹아든 자연자체로 살아가는 사람이지만, 한편으로 사회와 현실에 단절된 삶을 살아온 사람이라고 볼 수가 없다. 누구보다도 사회적 불의에 민감했으며 정의 구현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았고 자신과는 무관하더라도 약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선봉에서서 투쟁하였다.

서울대와 경찰대 등의 폐지론을 최초로 대자보화 했으며, 평화민주당 종교부장으로 국회 군의문사건의 중심에 섰었다. 고 정연관 상병 사망사건 진상 규명에도 나섰으며, 고 이한열 열사 사건 이후 6월 항쟁에도 앞장을 섰다. 그런 연유로 체포되어 수 많은 구타와 고문을 당해 온 그는 한때 만신창이의 신세가 되었다.

혹독한 고문의 후유증을 안고 강원도 정선 봉화치 마을에 들어와 자연인이 된 후에도,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때에는 자원봉사 팀장을 맡아 인명 구조에 사투를 벌이기도 하였다.

그가 사는 강원도 정선의 일원에서도 우리 강물 우리 벌 죽음 진상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고, ‘동강댐백지화투쟁위의 대표를 맡아 단식을 하기도 했으며, 정선 밤나무공동체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는 하루도 쉬지 않는 산불 지킴이었으며 친환경농업인이었다.

김씨돌 씨는 그렇게 평생 투쟁과 막노동 현장에 있었으며, 그가 유일하게 배운 것은 지게질뿐이었으나 몇 년 전 불의의 사고를 당해 현재 정선군노인요양원에서 투병중이다.

최근 그의 일생이 TV를 통해 방영되자 그를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인정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만여 명을 넘어서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진실로 자신을 위하여서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데, 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사나이, 허름해 보이는 남루한 행색의 그가 속으로는 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이는 까닭은 굴하지 않고 살아온 삶의 의기 때문일 것이다.

그를 믿고 아껴온 지인들과 관련 단체에서는 그의 역사가 올곧게 반추되어 있는 이번 저서들의 발간에 깊은 관심과 박수를 쳐 보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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