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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법원노조 “시국선언 문제로 위협과 회유 받아”
“시국선언 확정되지도 않았는데…언론이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
 
신종철 기자   기사입력  2009/06/25 [07:47]


[법률전문 인터넷신문=로이슈] 3개 공무원노조의 통합을 추진 중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법원공무원노동조합이 전국 방방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시국선언에 동참하려 했으나, 언론의 섣부른 보도로 차질을 빗게 됐다.

일부 언론이 주중에 3개 공무원노조가 시국선언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하자, 정부는 23일 이를 불법 집단행위로 규정하고, 사법처리는 물론 강력한 중징계 방침을 발표하며 압박했기 때문이다.

당초 이들 3개 공무원노조는 시국선언에 대해 최종합의를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임시합의’를 하고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추진할 방침이었다. 각 단체가 소속 조합원들에게 시국선언에 대한 의견을 물어 참여 여부를 결정한 뒤, 3개 단체가 다시 모여 시국선언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던 것.

하지만 언론이 임시합의를 마치 곧 발표할 것처럼 앞서 보도하는 바람에 정부의 강경 대응방침을 불러왔고, 결국 이들 3개 단체의 시국선언은 현재로서는 일단 무기한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 시국선언 및 정부의 중징계 방침에 대한 법원노조 핵심간부 4인방의 입장을 23일 들어봤다. 시국선언 움직임에 위축될 만큼 위협과 회유를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 오병욱 위원장 “언론이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오병욱 법원노조 위원장은 3개 공무원노조가 시국선언을 할지 여부도 최종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언론이 마치 시국선언을 할 것처럼 확정해 너무 앞서가는 보도를 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오 위원장은 “솔직히 언론이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시국선언을 안 하면 안 될 정도로 몰아붙이고 있다”고 언론을 비판했다.

그는 “우리가 큰 결단을 해야 되느냐 마느냐의 결단의 시기가 눈앞에 오고 있다. 그래서 이걸 현명하게 풀어가야 되는데, 전국의 법원노조 지도부가 다 모여서 머리를 짜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노조는 오는 25일 상임집행위원회를 개최하는데 이 회의에서 시국선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오 위원장은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냈다. 그는 “전국의 모든 단체들이 연일 시국선언을 계속하고 있는데 아직도 거기에 대한 정부의 반응이 너무 늦고, 대책도 안 나오고 있다.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 사과를 할 것인지도 의문이고, 그냥 능구렁이 담 넘어가듯이 하고 채우려는 것 같다. 사과를 하려면 똑바로 사과를 하고, 대충 얼버무리려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동만 사무처장 “시국선언 확정된 것 없다. 언론이 앞서 간 것”

강동만 법원노조 사무처장도 언론의 섣부른 보도를 꼬집었다. 그는 “시국선언 자체는 아직 정식적인 회의 속에서 논의된 바 없다”며 “법원노조 내부에서 논의 중이고, 25일 상임집행위원회를 소집해 놨는데 거기서 논의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논의 과정에서 3개 공무원단체에서 논의되는 전체 흐름하고 맥을 같이해서 결정할 문제이고, 이 문제는 아직 사안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얘기할 수 없다”며 “시국선언 자체를 할 지 여부도 아직 결정이 안 됐다”고 앞서나가는 언론을 지적했다.

또한 “시국선언은 상당히 유동적이다. 시국선언이 아니고 제3의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며 “3개 조직에서 (시국선언에 대한) 임시합의를 한 것이지, 확정된 것은 없다. 언론보도가 앞서 간 것이다. 또 언론에 흘린 정보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의 강력한 처벌 방침에 대해 강 사무처장은 “만약 3개 조직이 시국선언을 강행한다고 조직적 결의가 된다면 우리가 나아가는 부분에서 징계부분은 나중 문제”라고 말했다.

◆ 현성훈 사무총장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는 사유 국민들이 이해할 것”

현성훈 법원노조 사무총장은 “괴롭습니다”라며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번 시국선언 때문에 위축될 것 같은 위협도 많이 받았고, 회유도 많이 받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하지만, 법원노조 뿐만 아니라 통합을 결의한 3단체 노동조합 전체가 의연하게 흔들림 없이 갈 것이라고 믿고, 법원노조 조합원들도 굳건하게 지지할 것이라고 여긴다”고 조합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그는 위협과 회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또 “시국선언을 언제 할 지 여부는 일정부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결의가 되는 그 순간 이 정부에 맞서 잘못된 정부정책에 대해 분명히 비판하고, 그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정부가 잘못됐다면 정부를 바꾸고자 하는 요구도 하겠다는 것이 공무원노조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시국선언 배경을 설명했다.

징계와 관련해서도 그는 “징계를 받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내면서도 결의에 대한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현 사무총장은 “현직 공무원으로서 국가공무원법과 헌법에서 얘기한 직업공무원제에 대한 기본적인 헌법의 정신을 위배하면서 우리 공무원노조가 정면으로 나서서 싸우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스스로 여긴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설 수밖에 없는 사유를 국민들께서 이해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설사 우리 중에 뜻을 같이해 나섰던 사람들이 징계를 받는다 해도 조직이 앞에 나서 있는 분들을 다 받아 안아서 보호할 것이고, 그리고 앞에 나섰던 사람들이 처지면 바로 뒤에 있던 사람들이 앞에 나서서 싸울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우는 기본이고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국민들께서 지금까지 가졌던 공무원들에 대한 생각이 이번 기회에 조금이라도 바뀐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며 “다만 공무원노조가 할 수 있는 것 한 장의 시국선언으로 모든 게 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정책적으로도 국민들의 위해 나아갈 수 있는 공무원노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박장순 서울지역본부장 “MB정부가 너무 공무원들을 사지로 몰아”

서울지역본부장을 맡고 있는 박장순 법원노조 조직쟁의실장은 “MB정부가 너무 공무원들을 사지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시국선언 관련해서는 말 그대로 ‘쥐도 구석으로 몰면 고양이를 문다’고 절박한 심정이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박 본부장은 “사실 공무원들의 시국선언에 관련해서는 국민들의 (찬반) 입장이 나누어지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공무원들을 바로 보는 시각이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좋게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앞으로 계속해서 공무원들도 우리만의 밥그릇 챙기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대한민국이 바로 설 수 있도록 한층 민주화를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도 냈다.

신종철 기자 sky@lawissu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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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09/06/25 [07:47]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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