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귀례 시인 <꽃들은 묻지 않는다>가 발간되었다. “ 한 사람이 어둠 속을 걸어간다. 한 손에 횃불, 한 손에 저울을 들고 있다. 인간과 세계의 골목길을 헤쳐가며 그는 인간의 마음 속 고통을 확인하고 그들이 지닌 슬픔을 계측한다. 그것을 외면할 자유가 우리에겐 없을 것이다. 그것들의 아픔 앞에서 시인의 시는 예민하고 진지하다. 표4의 해석에서 시인 곽재구는 김귀례의 시집을 이렇게 언급하고 있다.
세르비아 국경 검문소의 등 뒤에서 웅크린 걸음을 멈춘다 속내를 알 수 없는 국경검문소의 무심한 얼굴 앞에서 국경 통과 심사를 받는 동안 고물 승용차에서 내려진 이불 보따리 프라이팬 밀가루가 두 팔을 든 채 바닥에 엎드려 줄을 서기 시작한다
두려움과 긴장으로 두 눈이 커져있는 아기 엄마는 지중해에서 잠든 남편의 목소리를 떠올려 본다
자비와 평화가 불임인 시대에 태어난 쌍둥이의 이름은 난민.
<쌍둥이의 이름은>
“여전히 시대의 복판을 직시하고 복무하는 열혈청년의 시편들이 이채롭고 아프다. 천수천안의 몸짓으로 자신의 시를 태어나게 하는 내외의 비극 현장을 검색하며 놓치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시인의 의식 속에는 여전히 5월의 광주에 몸을 담고 이어진 세월호와 용산과 이태원의 참사들에서 자행되고 있는 자본과 국가폭력들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커다랗게 내고 있는 모습이다.
전흔과 투쟁으로 얽힌 세계사의 민낯들과 국내 정치판의 난장 같은 한 가운데에서 여린 시인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울리는 듯한 유의미한 시집 한 권이 여기 도착하였다.
김귀례 시인은 광주에서 태어나 조선 대학교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국어교사로 교직을 이수하다 퇴직하였다. 계간 시와 사람을 통해 등단했으며 한국 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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