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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시 』송용탁 시인 신작시 '울음뼈 재우기'외 1편
너는 나의 가장 먼 곳을 만졌다
 
오현주 기자   기사입력  2023/11/24 [15:05]

  © 전남방송

▲ 송용탁 시인

 

 

울음뼈 재우기

 

약속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못다 한 이야기를 위해

흔들리는 오후를 밟고 뛰었다

멸종된 어제의 자리

다정한 연인이 오늘 있었다

그 벤치 뒤로 출몰하는 수많은 일식을 듣는다

최초의 나무가 뿌리를 키우는 오후

신탁이 있었다

몹시 울어야 할 것이다

일식도 다 먹어 치우지 못한 그림자

이렇게 가려운 몸을 누가 부른 것인가

발골을 준비하라는 신탁이 있었다

내가 아닌 것들이 쏟아지면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했다

내일의 신전에 데려다 주세요

박제된 너의 질문에 적당한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수면을 위한 신탁이 필요했다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몹시 서툴렀다

식후 30분 약을 먹듯이 나를 먹어 치웠다

하루 세 번이나 자라는 나무를 취소해야 했다

네가 다녀간 어제의 덧니

모서리를 무디게 만들기 위해 발을 구른다

어느덧 최후의 나무,

여기 너를 닮은 뒤통수가 맺힐 거야 

어느새 키스하는 오늘의 연인

새것처럼 서로를 아끼는 오늘

나만 없는 일식의 거리

완벽한 뒤통수를 위해 잠들어야 한다

딱딱해진 침샘을 만지면 털이 곤두섰다

나는 여기 신탁을 믿고 턱을 괸다

나무의 최댓값은 벌써 끝나고

나는 너를 사랑해야 하기에

나는 또 잠든다

 

 

유적지 

 

 

너는 나의 가장 먼 곳을 만졌다

 

등에 우울한 보풀이 일어났고 너의 유쾌한 목소리가 밤새 절뚝거렸다 욕심에 관대한 사람들은 늘 욕심에 먹혔고 나를 먹는 너의 욕심을 목격했다 너는 내게 사랑하는 곳으로 가자고 했다

 

종말은 눈을 감아도 선명하다

 

다음의 세계에서는 나의 언어를 해방하고 싶어 너의 장애를 비난하고 싶어 다시 보풀이 일어난다 바람이 없어도 방향은 늘 등으로 향했다

 

우울증을 관통하는 목발의 정강이

나는 절름발이가 되고 싶었다

 

무한대의 결핍이 나를 파먹고 또 파먹어도 기억은 구멍이 나지 않았다 네가 숨은 나의 등을 죽여야 한다

 

목소리의 힘줄을 끊고 싶다 등쪽으로 뻗은 너의 가까운 곳 나는 이번 가을에 울어야 한다 

 

정갈한 나의 등뼈가 먼저 잠들 것 같다

알약을 삼키고 용족의 화석처럼 잠든다

 

정신이 먼 곳부터 헤어졌다

 

 

 

▲프로필:

 

문학동인 Volume

용인문학회 회원

웹진 시민광장 편집위원

2022 작은시집 [섹스를 하다 딴생각을 했어 ](리디북스)

 

2020 제3회 남구만신인문학상

2021 518문학상 신인상

2021 제4회 직지신인문학상

2021 제13회 포항소재문학상 대상

2022 강원일보 신춘문예

2022 제2회 황토현 시문학상 입선

2022 제10회 등대문학상 우수상

2022 제21회 김포문학상 우수상

2022 제6회 서귀포문학작품공모

2022 제 16회 해양문학상 동상

2022 아르코 문학창작기금 발표지원 수혜

2023 심훈문학상

2023 순암 안정복 문학상 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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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1/24 [15:05]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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