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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시 』이상주 시인/홍어 외 2편
내 삭은 몸뚱아리를 씹을 사람들이 알기는 할까
 
오현주 기자   기사입력  2022/09/08 [16:52]
▲     © 전남방송

▲ 사진/ 이상주 시인

 

 

 

     홍어

 

         

내 몸이 무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담배곽을 사랑하고

고무호스를 사랑하며

그들의 맛을 탐닉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을 신으로 알고 존경했고

그들이 버린 쓰레기도

고귀한 선물로 알고 탐닉했다

 

그것이

내가 먹어선 안 될 것

그건 내 배를 갈라 본

인간들의 표정으로 알았다

 

그런데 

내 삭은 몸뚱아리를 씹을

사람들이 알기는 할까

 

 

 

     아농*

 

 

눈이 막힌다. 남들은 기가 막힌다는데

입자가 고운 색일수록 닦아 내기가 힘들다

촘촘히 박히는 것들이 틈을 붙잡고 있으니까

사람들은 흰 것을 보면 곱다더라

그런데, 여기선 검은 것이 제일 고와

잘 막아주려면 곱디고운 섬세함이 꼭 필요하댔어

아, 이제 나노 블랙이 있다더라

그 고운 나노라야 아주 검어, 반사조차 없이 검어

블랙홀을 훔쳐 왔는지 물어보고 왔지

 

눈이 막히니 세상이 다 답답해서 견딜 수가 없어

숨까지 막혀오는데

할 일 끝낸 눈 좀 풀어달라고 턱턱 오류를 점으로 뱉으니

그제야 옷조각 몇 개와 뿌려지는 아농

관계를 끝낼 때는 말끔히 닦아 내줘

 

시커먼 중고 티가 심하게 나면 곤란하잖아

떠나는 쪽도 말끔하게 닦아줘야

이별이 깨끗해지는 법이잖아

아농이 필요한 건 그 때문이야 

 

아, 불타오르기 좋은 아농이

닦기도 좋다는 건 아이러니지만 

꼭 필요해

넌 잘 있어, 난 잘 갈게! 굿바이

 

*아농: 실크스크린 인쇄에서 인쇄판을 깨끗이 닦아 내거나 잉크를 녹이는 데 쓰는 용제

 

 

 

     뼈의 종류

 

 

 

사랑은 닭 뼈입니다

여지껏, 매번

 

그것이 부러지면

목구멍을 찔려 밤잠을 이루지 못하지요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기억하기에도 더러는

의사가 필요할 만큼 아픈 것이죠

 

이제는

닭 뼈만 봐도 목이 간질거려요

 

아무리 찾아봐도 보이지를 않네요,

소뼈는 어디서 파나요?

 

정육점에 들렀다가

실망한 눈으로 집에 옵니다

 

자기야, 여보야, 결혼상담소

그래요. 거기는 뼈는 안 팔죠

어쩌면 그것은 파는 물건이 아닐 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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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2/09/08 [16:52]  최종편집: ⓒ 전남방송.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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